이름은 이 세상에서 특별한 것이다.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로지 그 이름을 가진 그 대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이라는 것을 도구에 붙여준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길베르트’가 이름을 붙여준 행동은 ‘바이올렛’을 단순한 도구로 보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매번 ‘이것’, ‘야’ 라고 불리며 짐승 취급을 받던 ‘바이올렛’은 그들에게 그에 걸맞는 행동만을 보여줬다.
다가오면 경계하고, 주인을 위협하면 대들고, 주인의 명령이라면 그게 설령 무모할지라도 전부 해낸다.
본인을 부르는 단어를 통해, 자신이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취급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을 갖고, 인간 취급을 받기 시작하면서 바뀐다.
그럼에도 아직 상식적인 ‘인간’이라 보기에는 어렵긴 하지만, 글을 배우고 읽고, 심지어 말까지 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이름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둘러쌓여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그들이 생각하는 대로 나의 역할이 주어진다.
그 역할을 알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이름’이라고 본다.
강아지에게 이름을 붙여, 우리 가족으로 생각하게 되듯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특별한 애칭으로 새로운 이름을 붙이듯이
자동차에게 이름을 붙여주면서 더 소중히 다루듯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