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른은 전쟁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자신도 죽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 하이터가 붙잡았다.
힘멜이 나만큼 오래 살았다면, 자신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을 구했을 거라면서 이 말을 덧붙였다.
“어느 날 문득 깨닫고 말았습니다.
내가 이대로 죽으면, 그에게 배운 용기, 의미, 우정, 그리고 소중한 추억까지도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건 아닐까 하고요.
당신에게도 소중한 추억이 있다면, 죽는 건 아깝다고 생각해요.”
이 말을 마음 깊이 새긴 페른은 하이터와의 이별이 두렵다.
자신을 남기고 떠나기를 두려워하는 하이터에게
'당신은 틀리지 않았다고, 나를 구한 것은 옳은 일을 한 것이다’라고 몸소 알려주고 싶어한다.
그래서 굳이 마법이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해 혼자 살아갈 방법을 익혀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살려준 ‘생명의 은인’에게도 이것이 최고의 보답이긴 하다.
자신이 어릴 때 구해줬고,
본인이 직접 먹여 키운 아이가 내가 죽기 전에 홀로 살 수 있는 능력을 갖출 때까지 잘 키웠다는 기억은
정말 죽어서라도 가져갈만한 소중하고 고마운 기억일 것이다.
그리고 ‘힘멜’에게 배운 기억을 ‘힘멜답게’ 이용했다는 그 마음 또한 잊지 못할 거다.
그렇게 페른은 하이터와 함께 한 추억과 깨달음을 갖고 미래로 나아가고,
하이터는 자신이 구해준 페른이,
내가 떠나더라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모습을 보고 맘편히 기쁜 마음으로 마무리를 지을 수 있게 됐다. |